독산성에서 산책하며 힐링
하루하루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이 시작되기 전날인 일요일에는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강박감때문에 그다지 마음이 유쾌하지가 못했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러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현실은 우려했던 것만큼 힘겹지는 않더라고요. 월요일 아침에 출근을 했나
싶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금방 화요일임을 알게 됩니다. 어떤 때는 화요일이 월요일인 줄로 착각했던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가 수요일이 되면 이제 한 주도 꺾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희망을 갖기도 합니다. 힘겨운
한 주간의 직장생활도 절반이 넘어가니 말입니다. 그러다가 목요일이 되면 이젠 내일 하루만 더 출근하면 즐거운
주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들뜨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금요일이 다가오면 이렇게 한 주도 다 지나갔네 하면서 일주일간 쌓였던 피로를 들기위한 계획수립에 돌입
하게 됩니다. 지난주는 그런거 다 재껴놓고 사는 곳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독산성엘 혼자 다녀왔습니다.
엎에 포스팅에서 언급하였듯이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술이나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성격도 아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는 하지만 어떤 때는 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기에 혼자서 해결하는 타입니다. 주로 찾아가는
곳은 한적하면서도 시야가 탁 트인 공간입니다. 그런 곳이라면 독산성을 산책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일전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서 보고 힘들때 가끔씩 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끔씩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걸어서 올라가기도 하지만 자동차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산 중턱에 올라서 시내를 내려다보고 싶은데 걷기는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권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그날 열심히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예전에는 산 타는
것을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한테 뒤쳐지지 않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왠지 몸이 옛날 같지가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높지도 않은데 조금 숨이 차길래 잠시 산 아래쪽에 펼쳐진 시가지도 감상할 겸 잠시 쉬어서 올라
가기로 했습니다. 그날 따라 서산한 가을 저녁의 바람이 불어와 하늘의 구름들도 낭만적으로 조각해 놓았기에
사진에 몇 장 담아보았습니다. 한창 올라올 때는 더워서 윗도리를 벗어서 한쪽 팔에 걸치고 있었는데 얼마동안
쉬다보니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얼른 다시 껴입었습니다.
독산성이라고 하면 누가 생각나십니까? 역사에 대해 조금 아시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권율장군을 떠올리실
겁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과 함께 명장으로 꼽히는 장수 중에 한 분이시죠. 당시만 해도 독산성은
허허벌판에 덩그라니 홀로 서 있는 산으로 적에게 포위 당하기 쉬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일본군들에게 겹겹이 포위를 당했던 탓에 보급로가 끊겨 더는 버티기가 힘겨운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 권율장군님의 지략이 돋보이는 기만술이 하나 등장합니다. 말을 씻기기 위해 물을 담는 통에 쌀을
담아서 말 위에 붓기를 여러번 반복하는 모습을 일본군들에게 의도적으로 노출시켰다고 합니다.
이 광경을 보던 일본군 장수가 깜짝 놀랐다는데 이유인 즉, 장기간 포위를 했던 탓에 보급을 비롯하여 성내에
물이 부족할 것이라 여겼으나 이것이 완전히 빗나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그게 물이 아니라 쌀이었음을
아는 이들은 독산성 내에 군사들과 백성들 뿐이었지만 말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물이 아니라 쌀이란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겠지만 멀리서 보면 마치 물을 붓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결국 일본군들은 포위를 풀고
철수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를 통해 권율장군께서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일본군을 물리치는 전과를 올리게
됩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지략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렇듯 권율장군님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독산성에서 힐링 한 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두서없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